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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부부관계 개선하고 부부 권태기 증상 극복하는 5가지 방법 1편

부부 권태기

 

여러분은 5월 중 부부의 날이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저는 오늘 처음 알았네요. 법정 기념일 '부부의 날'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알리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둘(2)이 하나(1)되는 가정의 달 5월 21일에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둘이 하나 되는 날이라니, 같은 공간에 있어도 내 마음 같지 않은,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른 상대방을 볼 때면 우리가 '우리'가 아니라는 게 뼈저리게 느껴지는데요.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붙이려고 혼자 애쓰다 보면 어느새 서서히 지쳐가며 부부 권태기에 접어들기 십상입니다. 부부 권태기란, 오랜 결혼 생활 속 호르몬의 분비 패턴이 달라지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생애 과정이기도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거나 상대방에 대한 실망이 개선되지 않아서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권태기가 찾아오면 부부는 서로에게 흥미를 잃고, 작은 일에도 큰 갈등이 생기거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관계가 소홀해진 우리 부부도 부부 권태기 현상을 겪고 있는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부부 권태기의 다양한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서로에게 인간적으로 그리고 성적으로 관심이 없어진다.

 

2) 대화의 빈도가 극도로 줄어든다. 심각한 경우, 용건 외에는 아무런 대화가 없는 침묵 부부가 되기도 한다.

 

3) 함께 보내는 시간을 꺼린다. 어색하거나 불쾌하다.

 

4) 크고 작은 갈등이 잦아지나 해결되는 갈등은 많지 않다.

 

5) 전반적으로 관계가 소원해진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 권태기를 겪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실천하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들이 아니고, 부부 관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니 한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5가지 방법, 지금부터 하나씩 설명해드릴게요.

 

 

커플

 

1. 의사소통 개선하기

 

의사소통은 부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로, 1) 서로의 생각, 감정, 필요에 대해 솔직하고 정직하게 의사 소통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2) 이 모든 것을 '경청'해야 한다고 합니다.

 

의사소통은 저도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많은 부부들이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 감정, 필요에 대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을 거예요. 이는 서로에게 정직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많은 부부들이 서로에게 자신의 생각, 감정, 필요에 대해서 솔직하게 전달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두려움' 때문인데요. 상대방에게 자신의 내면을 열어 보이는 것은 상대방에게 나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 "나의 필요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적 약자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그 어떤 관계도 일방적으로 약자가 되는 관계는 없습니다. 사실 내가 상대방에게 의지하거나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상대방도 나에게 다른 측면에서 의지하고 영향을 받고 있기 마련이죠. 또한 내가 상대방에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 또한 나에게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참아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나의 생각이나 감정, 그리고 필요에 대해서 무시하거나 알아차려주지 못해 화가 난다면, 상대방을 지적하고 공격하는 것보다 "나 전달법(I-message)"을 활용하여 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필요에 대해 진솔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솝 우화 <해와 바람>에서 결국 나그네의 외투를 연 것은 거센 바람이 아닌 따스한 햇빛이었죠. 사람의 마음도 이와 마찬가지라, 공격과 비난을 들으면 닫히기 마련입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은 따스한 사랑입니다.

 

 

 

'너'가 아닌 '나'를 주어로 삼는 나 전달법 예시

 

1) 상대방의 행동이나 상대방에 관한 사실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고 '묘사'한다.

ex. 넌 항상 그런 식으로 말하지. 네 말버릇이 그래. (X)

>>  네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었어. (O)

 

2) 상대방의 행동이 나에게 불러일으킨 감정과 나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서술한다.

ex. 대체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는 거야. 잠깐 화장실 가서 카톡 한번 보는 게 그렇게 어려워? (X)

>>  요즘 많이 바빠서 힘들지. 그런데 연락이 장시간 안 되면 난 정말 불안하고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어. (O)

 

3) 상대방의 인격을 지적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이 실천해줬으면 하는 사항에 대해 요구한다.

ex. 너는 답이 없다. 정말. 나는 너 포기했어. 알아서 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X)

>>  이제 아무리 화가 나도 그런 행동은 하지 말아 줬으면 해. 

 

 

 

 

그렇다면 우리는 왜 관계에서 상대적 약자가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까요? 관계에서 상대적 약자가 되는 것이, 스스로의 힘으로 밥 벌어먹고살고 있는 성인에게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요? 사실 상대방은 나의 생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데 말이죠.

 

이 두려움의 정체는 바로 '트라우마'입니다. 

 

우리 모두 보호자가 없으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어린아이였던 시절을 겪었기에, 그 취약한 시절이 마음에 상흔으로 남아있는 것이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그리고 필요를 전달했을 때, 자신의 최초 보호자였던 부모나 생애 주기 중 주요한 인물에게서 나의 생각을 부인당하고, 감정을 무시당하고, 필요를 거절당했던 경험들이 트라우마로 남아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무신경한 상대방에게 내가 이런 약자적 톤 앤 매너로 애정까지 구걸해야 하나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사실 그것은 무시와 거절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두려움이 없다면, 그 어떠한 공격에도 나의 자존감은 손상받지 않습니다. 

 

 

아이와 어른
출처: ABC News

 

언제나 기억하세요. 우리는 이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성인이고, 내가 최선을 다한 관계에서 그 무엇도 돌아오지 않는다면 내 의지로 그 관계를 단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두려움을 이기고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해보고 취약한 자신을 드러내보세요. 상대방은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당신의 취약한 모습에 연민과 책임감을 느끼며 자신의 행동을 바꾸려 할 것입니다. 당장 상대방의 행동이 변화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필요를 표현한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훨씬 더 안정될 것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자기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다면, 주체적으로 나에게 가장 이로운 관계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용기도 생길 것입니다. 

 

 

 

 

이어서, 또 다른 의사소통 방법은 바로 이 모든 대화에 대해 '경청'하는 것인데요. 여러분은 경청하는 방법에 대해 아시나요? 내 청력은 정상이라 나는 항상 경청을 하고 있다고요? 아래의 리스트에서 내가 소중한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있는지 한번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경청하는 방법

 

1)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에, 내 경험에 의거해서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조언'을 해주고 싶은 충동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에 상대방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끔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나의 인생과 상대방의 인생은 많은 부분에서 다르고, 인생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죠.  

 

2) 상대방의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질문한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관해서 질문하면 내가 그 이야기를 얼마나 관심 있게 듣고 있는지, 나의 관심도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기뻐하며 대화에 더더욱 몰입할 것입니다. 몰입은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죠.

ex. "그러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너는 그것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데?"

 

3) 자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나의 경험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묻지 않는 한, 나의 이야기를 꺼내기보다는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상담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상담자가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거예요. 

 

4)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에 대해서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모두의 인생은 다르고, 취약한 부분 또한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상황이나 감정에 대해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경청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무게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다들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고 계신가요? 저는 체크를 해보니 경청에 관해서는 아주 0점이더라고요. 저의 소중한 파트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은 저의 말을 잘 경청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치유 모임과 저서 <당신이 옳다>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상대방에게 진정으로 공감하기 위해서는 "충조평판"을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충조평판은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의 줄임말인데요. 경청하는 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챗GPT나 바드와 같은 차가운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면 오히려 더 경청이 쉽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그래도 소중한 상대방을 위해서 앞으로 조금 더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연인, 부부 사이를 개선하는 의사소통 방법. 도움이 많이 되셨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유용한 다른 방법들도 함께 소개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