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두유가 성조숙증, 여성암, 발기부전, 여유증을 유발한다고? 성조숙증 유발하는 단백질 종류

안녕하세요. 제나입니다~^^

저번 포스트에서는 성조숙증 주사의 부작용, 그리고 2차 성징을 늦출 수 있는 음식과 생활습관을 알려드렸는데요.

 

2023.11.24 - 성조숙증 주사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성조숙증 부작용, 비만 아동 키, 2차 성징 늦추는 음식과 생활습관

성조숙증 주사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성조숙증 부작용, 비만 아동 키, 2차 성징 늦추는 음식과 생

 

많은 분들께서 콩이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콩에 들어있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의 종류와 이에 대한 여러 가지 풍문들을 다뤄볼까 합니다. 

 

 

 

1. 콩으로 만든 식품들의 장점

콩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영양소를 제공하는 고단백, 저지방의 식품으로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콩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대두(메주콩), 검은콩(약콩/서리태), 흰콩, 완두콩, 렌틸콩, 병아리콩, 녹두, 리마콩, 핀토콩, 작두콩, 동부콩, 강낭콩, 파바빈(잠두콩)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콩들은 된장, 간장, 낫또, 청국장, 물두시, 두부, 템페, 후무스, 두유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는데요. 콩의 식품영양학적 특징과 장점은 무엇일까요?

 

1) 고단백 & 저지방:

콩은 고단백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성장, 수리, 면역력 유지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콩으로 만들어진 식품의 대부분은 저지방 식품으로, 칼로리에 대한 부담 없이 다양한 식단에 포함시키기 좋습니다.

 

2) 높은 식이섬유 함량:

콩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섭취된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소화와 흡수의 속도를 늦추어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줍니다. 또한 장내 유익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성장시켜 소화기관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3) 풍부한 항산화물질:

콩에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이소플라본 등의 다양한 파이토케미컬이 함유되어 있어, 세포 손상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4) 콜레스테롤 및 혈압 관리:

콩은 건강에 유익한 종류의 불포화지방과 식이섬유를 제공하는 동시에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함량은 낮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그네슘의 함량이 높아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줍니다.

 

5) 비타민 및 미네랄 공급:

콩은 비타민 B군(티아민, 리보플라빈, 나이아신, 엽산)과 미네랄(철, 마그네슘, 인) 등 다양한 필수 미량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건강한 신체 기능을 지원합니다.

 

6) 체중 관리:

고단백, 고식이섬유인 동시에 낮은 칼로리를 가진 콩은 다이어트와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높은 식이섬유 함량은 포도당이 흡수되는 속도를 늦춰 급격하게 오른 혈당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현상을 예방하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류신은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유발하고 식이섬유는 위장의 부피 감지 수용체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콩을 먹으면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가 아닌 포만감을 느끼는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이렇게 좋은 콩이지만, 콩에 함유된 식물성 여성호르몬 (파이토에스트로겐)의 영향이 걱정되어 콩을 드시는 것을 꺼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콩에 든 식물성 여성호르몬의 종류는 무엇이며 체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볼까요?

 

 

 

2. 콩과 여성호르몬

식물성 여성호르몬, 즉 파이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은 다양한 식물에 함유된 화학 물질들로, 분자 구조 내에 페놀 링과 수산화기 2개를 보유하여 체내의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아래의 그림을 보시다시피, 인체가 생산하는 에스트로겐(하늘색 박스)과 완전히 유사한 분자 구조라고는 볼 수 없어, 내인성 에스트로겐보다는 수용체에 대한 결합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이 특징 중 하나이죠. 호르몬과 수용체를 자석과 금속 같은 관계에 비유한다면, 파이토에스트로겐은 상대적으로 자성이 약한 자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이토에스트로겐은 크게 1)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2) 페놀산(Phenolic acids), 3) 리그난(Lignans), 4) 스틸벤(Stilbenes)의 4종으로 나뉘는데요. 건강보조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나 갱년기 증상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입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우리가 콩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와는 달리, 아주 다양한 식물성 식품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위의 표 중에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물질들만 번역해 봐도 카테킨, 제니스테인, 퀘르세틴, 시아니딘, 갈릭산, 살리실산, 쿠마릭산, 클로로겐산, 카페인산, 피노레시놀 등의 물질들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식물들 안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자체가 식물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학 분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유독 콩을 주의해야 한다고 믿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콩에는 이소플라본이 대사되어대사 되어 만들어지는 제니스테인(Genistein)과 다이드제인(Daidzein), 그리고 이들이 대사 되어 만들어지는 에쿠올(Equol)이 들어있는데요. 다이드제인과 제니스테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 중에서도 에스트로겐과 분자구조가 많이 유사하고 그만큼 에스트로겐 수용체와의 결합력도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두 물질은 모두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등 여성암의 발병 확률을 증가시키는 인간의 여성호르몬(갱년기 등에 처방되는 합성호르몬)과는 달리 여성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습니다.

 

기존에 발표된 약 270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한 리뷰 논문에 따르면, 다이드제인과 제니스테인은 유방암 세포주에서 각각 10, 그리고 50nM의 IC50 농도(50%의 억제율을 보이기 위해 필요한 농도)를 보여 30nM의 IC50 농도를 나타내는 항암제 타목시펜과 유사한 수준의 억제율을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요? 이들은 항암제인 타목시펜과 유사한 원리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고 추측됩니다. 타목시펜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할 때 에스트로겐과 경쟁하는데요. 에스트로겐과는 달리 결합의 양상이 비정상적이고 결합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한번 타목시펜이 수용체에 붙으면 에스트로겐이 수용체에 결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에스트로겐이 들어갈 자리를 타목시펜이 대신 꿰차고 있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이 고유한 효과(세포 성장, 분열 촉진)를 발휘할 수 없게 되는 거죠. 또한 타목시펜은 세포 내에 유리된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소멸시킵니다. 의자 앉기 싸움을 하는데, 더 빨리 앉는 선수가 기존에 있던 빈 의자들마저 부수어버리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타목시펜이 아무런 효과도 없이 앉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타목시펜은 유방 조직에서는 항에스트로겐 효과를 가지지만, 자궁, 질, 혈관, 혈액의 응고기전, 뼈, 지질대사 등에서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효과를 가집니다. 때문에 폐경 이후 타목시펜을 복용한 환자들에게서는 척추의 골밀도 저하가 예방된다거나, 혈장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H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등 갱년기 증상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이는데요. 물론 장기간 복용할 경우 정맥혈전염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어 건강에 무조건 좋은 약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다시 이소플라본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소플라본의 대사체인 제니스테인과 다이드제인 역시 유방 조직에서 에스트로겐과 경쟁하여 항 에스트로겐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요. 더 좋은 것은 유방 조직 이외의 조직에서도 항에스트로겐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가천대길병원 종양내과의 심선진 교수에 따르면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을 통해 콩을 섭취하는 것은 암 환자에게 안전하다."고 합니다. 콩으로 만들어진 식품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전 포스트에서 한번 설명해 드린 적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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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니스테인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s)로 작용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 수용체 없이 독립적으로 항암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 일본, 중국 등 콩의 섭취량이 높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발생 비율이 낮은 편이고, 동물실험 역시 콩류를 더 많이 먹인 개체에게서 암 발생이 억제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실험의 경우 인체라는 시스템을 완벽히 재현할 수 없으니 일단 보류하더라도,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정말 여성암을 유발한다면 콩을 많이 먹는 국가일수록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아야 하겠죠. 하지만 실제 결과는 그 반대였습니다.

 

또한 제니스테인과 다이드제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 화합물들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항산화 효과 외에도 히알루론산, 콜라겐 등의 생산을 촉진하여 피부가 노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지방세포의 수명 주기를 단축시켜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는데요. 여기서 잠깐, 콩이 남성에게 여성형 유방(여유증)과 발기부전을 유발한다는 오해로 콩으로 만들어진 식품을 피하고 있는 남성 분들 주목하세요! 간혹 이소플라본이 여유증에 가역적인 효과(이소플라본 섭취를 중단할 시 원상복귀되는 효과)를 보이는 케이스도 있으나, 이는 모두 특정한 개인의 케이스에 대한 사례 보고이며, 이는 특정 개인의 체질적인 문제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학계에서 잘 알려진 연구들은 콩이 남성의 생식능력과 테스토스테론 수치, 그리고 에스트로겐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콩이 여유증과 발기부전에 미칠 수 있는 이로운 영향도 한번 따져볼까요? 에스트로겐과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남성에게도 존재하며, 식욕 억제, 지방 축적 억제 등과 같은 이소플라본의 효과는 남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여유증의 가장 보편적인 원인은 비만이기 때문에 이소플라본의 식욕 억제 효과와 지방 축적 방지 효과는 오히려 여유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소플라본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와 혈관 건강 개선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발기부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이들은 모두 전립선암을 예방하고, 특히 다이드제인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합성을 억제하여 탈모를 억제해주니 콩은 남성에게도 굉장히 좋은 식품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조숙증은 어떨까요? 제니스테인과 다이드제인이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을까요? 일부 상반되는 연구결과들이 있으나, 초경이 시작되는 연령은 콩을 먹지 않는 국가에서 더 빠른 경향이 있는데요. 물론 콩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개입된 결과일 테니 완전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만, 콩이라는 식품이 다른 요인들을 압도할만큼 영향력이 큰 요인은 아닌 것이지요. 또한 미국에 거주하는 6-8세 여아 1239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연구에 따르면, 2차 성징의 발달과 소변의 이소플라본 배설량 사이에는 어떠한 상관관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전세계 규모의 역학 연구들은 콩보다는 총 단백질 그리고 동물 단백질의 섭취가 성조숙증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저번 포스트에서 소개해드렸다시피, 단백질이 풍부한 동물성 식품의 경우 환경호르몬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축적되어 있을테니 그 영향도 배제할 수는 없겠죠. 

 

결론적으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봤을 때, 콩이 성조숙증, 유방암, 자궁내막암, 여유증, 발기부전 등을 유발한다고 보기 힘듭니다.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는 중년 여성 분들, 성장기 아이들, 탈모 예방과 항산화 효과가 필요한 남성 분들 모두에게 골고루 좋은 콩, 걱정 없이 드시고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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